다크 소울

제목에서 느껴지는 암울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들이 얼마 전부터 다크 소울이라는 피씨 게임을 사달라고 조르기에 좀 알아보니,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그런 게임인 듯 했다. ~~~! 이를 어쩌나? 나도 RPG 게임을 좋아하지만, 시간 투자가 너무 드는 게임은 꺼려하고 있다. 그런데 아들이 그런 게임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고민 끝에 이왕이면 같이 할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해보자 싶어 아들에게 권해보니 고맙게도 흔쾌히~~ 피씨게임 대신에 보드게임으로 해도 좋다고 허락해 주셨다. ㅎㅎㅎ 때마침 세일도 하여 거의 반가격에 구입을 하게 됐다. 게임을 박스를 여는 순간 ~~~ 일단 죽고 시작하나보다 싶었다. You Died!라는 시커먼 포스트지에 붉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ㅎㅎㅎ 이런 젠장! 시작도 않했는데 벌써 죽었다니~~~ 허나 게임을 한 판 해보는 순간 왜 유다희양을 찾는지 알겠더라니~~~~. 아들이 선택한 캐릭터가 죽을 때 물어봤다. 다희양은 이쁘더냐? 네에...또 오라던데요? ㅋㅋㅋ 여튼 보스 깨기가 쉽지가 않았다. 물론 빠질 수 없는 에러플로 인해 더 어려웠지만...

게임은 Gears of War(기어즈오브워, 이하 GOW)Doom()처럼 협력게임이다. 팀원이 힘을 합쳐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GOW 같은 경우는 시나리오에 따른 목적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협력하다보면 해답이 나온다. 둠도 마찬가지 느낌이다. 시스템은 다르지만, 전체 게임 흐름 느낌은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이 녀석 Dark souls(다크소울, 이하 DS)는 그렇지 않았다. 협력도 협력이지만, 초기 장비가 너무 빈약하여 공격도 부실하고, 방어는 더 부실하다. 실제 온라인 게임에서도 죽어가면서, 다시 도전하면서 그렇게 레벨업이 되지만, 보드게임은 조우(Encounter)를 완료해야만 겨우 몇 개의 소울을 받아 레벨업을 할 수 있다. 레벨업이 되어도 장비 카드를 뽑는데 쓰고, 좋은 아이템이 나와도 레벨이 낮아서 사용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내가 룰을 제대로 파악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레벨업이 심각하다. 메인 보스는 2마리가 있다. 하나는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이고 다른 하나는 용사냥꾼 온슈타인과 처형인 스모우). 레벨업이 제대로 되어 빵빵한 무기와 갑옷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레벨업을 위해 플레이하다가 죽으면 그 또한 게임 종료 조건에 다다를 수가 있어서 마냥 죽으면서 도전할 수도 없다. ... 이점이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PS: 화톳불에서 휴식 또는 캐릭터가 죽어서 화톳불에서 다시 시작한다면, 모든 조우를 다시 시작해야한다(글을 적고 나니 이런 룰이 보이네요). ... 지겨운 레벨 업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심각한 에러를~~~~. 

하지만 게임 플레이 내내 정말 훌륭한 시스템이라 느낀 부분도 상당히 많다. 우선 카드에 아이콘들이 많아 모르면 마냥 어려워 보이지만, 한 번 살펴보고 나면 그 다양한 아이콘들 덕에 한 장의 카드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가 있어서 한 층 더 다이내믹한 액션이 연출된다. 예를 들어 Hollow soldier(망자 병사)같은 경우, 가장 가까운 적에게 1 노드를 이동하고, 가장 가까운 적에게 4피해를 주는 공격인 반면, Large Hollow Soldier(대형 망자 병사) 같은 경우는 공격 데미지가 아닌 1 노드 이동으로 밀기(Push)5피해를 준다. 이 때 같은 노드에 있거나 이동한 노드에 둘 다 피해를 주게 된다. 플레이 중인 캐릭터는 밀려서 방어하거나, 밀리고 나서 회피를 시도할 수 있다. 이렇기에 단순한 이동과 공격이 아닌, 협소한 맵에서 상당히 유동적인 이동과 공격을 할 수 있어서 전략을 잘 짜야만 한다. 이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주 보스인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

보스전에서는 보스의 행동 카드가 따로 있어서 일정량을 반복하여 플레이되기 때문에 몇 대 얻어맞다 보면 행동 패턴이 보이게 된다. 이때부터 공략이 시작되어 피해를 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도 한다. 거기다가 보스가 일정 피해를 받으면 Heat Up이 발동 되어 힛업 카드 한 장이 섞이게 되면서 기존 보스의 행동 패턴이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게 된다. 이런 점 또한 다이내믹한 액션을 연출해 주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버티질 못한다는 거! 아웅...뭔가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기사와 전령이 은기사 궁병과 대형 망자 병사에 맞서고 있다)

이런저런 자잘한 에러플을 해결하고 나면 좀더 게임성이 보이겠지만, 보스를 이기기는 쉽지가 않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다시 한 번 아들과 모험과 보물이 가득한 전장으로 달려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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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 Age of Conan이다. 전사인 코난의 여정을 이끌어 코난을 왕위에 올리며, 군사력과 정치력을 발휘하여 가장 넓은 왕국을 건설하고 부를 축척하여 승리를 해야 하는 게임이다. 코난을 직접 운영하여 전투를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왕국을 확장하기 위해 코난을 이용할 수는 있다. 코난을 직접 다루고 싶다면 Conan(2016)을 플레이 해보는 것도 재미날 것이다. 이번 작품은 코난의 험난한 여정을 이끌어가는 정도의 역할만을 플레이어들이 하게 된다. 구매 한지도 오래됐지만, 룰이 쉬운 게 아니라서 미루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정말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게임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규칙이 많다. 규칙이 많다고 해서 어려운건 아니지만, 어려움과 쉬움을 게임 규칙의 양으로만 봐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몇몇 게임들 특히 체스처럼 규칙은 쉽지만,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게임들이 오히려 어려운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Age of Conan(AOC)“은 이 두 가지를 다 담은 게임처럼 느껴진다. 규칙은 많지만, 그 적용 규칙이 복잡하진 않다. 명확하고,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규칙을 보면 된다. 하지만, 왕국을 운영하는 데에는 그리 쉽지가 않다. 전략을 어떻게 새울 것인가? 군사력을 키울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으로 우세를 이끌어 부를 축적할 것인가? 상대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점에서 쉬운 게임은 아니다. 어떤 게임은 상대의 승리를 방해하기 위해 딴지 수준으로 상대 차례를 방해하지만, AOC에서는 그런 건 없다. 다만,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체 전략을 그때그때 잘 판단해야 하는 것 같다. 아직 플레이를 많이 못해봤지만, 3인플과 2인플을 해본 게 전부라 아직 전략적 요소를 파악했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나마 3인플도 심각한 에러플로 인해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도의 경험과 AOC에 대한 게임 이해도를 생각해볼 때 정말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기본적인 코난 운영을 위한 경매(치열한 눈치 싸움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왕국 카드 운영, 아군 영토를 만들기 위한 전투와 정치력,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가 가기 때문에 플레이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할 수가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코난의 역할이 다소 심심하다. 하지만, 확장에서 이 아쉬움을 좀 더 채워주긴 한다. 확장은 아직 플레이를 못해봤지만, 기대가 크다.


3인플 기본 셋팅 모습이다. 보드가 크진 않지만, 개인이 관리해야 하는 구성물 때문에 탁자가 좀 커야 할 것 같다

보드는 하이보리아 대륙을 4군데로 나누어 아퀼로니아, 스티지아, 투란, 하이퍼보리아 이렇게 자리하고 있다. 실제 소설에서는 투란(노란색) 뒤로 더 큰 대륙이 있지만,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륙의 서쪽 부분만을 보드게임에 사용하고 있다.

개인 왕국 유닛과 왕국 카드를 따로 보관을 해야하고, 공용으로 쓰이는 토큰들도 따로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테이블에 두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이 있어서 그 자리도 만만치 않다. 가장 보드게임 초보인 친구가 아퀼로니아를 선택하여 준비를 했다.

모험 카드의 목적지에 도달하면 보너스로 모험 토큰을 더 받을 수 있다. 모험 토큰은 코난 경매를 위해 쓰이기도 하고, 주술 토큰 혹은 골드와 교환할 수도 있다. 목적 카드는 그 카드의 달성 목표를 완성 했을 때, 왕국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인원수에 따라 달성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플레이하다가 얼결에 달성되는 것들도 있다. 대부분 달성하기가 쉽지는 않은 듯!

 

첫 플 느낌은 서두에 언급했듯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다. 에러플을 많이 해서 아쉬웠지만, 그 덕에 게임을 또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첫술에 배부를 생각은 없다. 정말 인원수만 늘 준비된다면, 언제든 꺼내들고 하이보리아 대륙을 활보하며 승리를 이끌고 싶어질 것이다.

 

코난과 같은 테마 게임을 좋아하고, 카드의 콤보로 큰 타격을 주는걸 좋아 한다면, 주사위 굴림에 거리낌이 없다면, 정말 강추하고 싶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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