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룰북도 다 만들기도 했고, 아들 시험도 끝나고 하여 개천절날 아들과 함께 테스트 플레이를 했다. 셋팅은 구성물을 잘 정리해 둔 탓인지 게임 준비는 아주 간단하게 행이 되었다. 플레이 중에 이런 저런 에러플이 있었는데, 그 덕에 게임은 다소 싱겁게 끝나버렸다. 게임 내용은 룰북에도 소개되었듯이 어느 별장에 갔다가 악령들린 책을 한 권 발견하게 되고, 그 책을 읽은 친구 덕에 악령에게 시달리면서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필요한 악령책의 페이지들을 찾아 태우거나 혹은 악령에게 홀려 친구들을 공격하여 얻은 트로피가 가장 많은 사람이 되어 승리하는 게임이다. 

맵 구성에 대해: 맵은 그리 넓지도 않고, 구성이 복잡하지도 않다. 룰북상으로는 랜덤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층 구성에 해당하는 1층 5장과 지상층 5장은 조금은 계획적으로 구성하는게 좋지 않나 싶다. 물론 첫 플에 에러플도 있어서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저런 맵 특수 기능이 한쪽에 몰려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랜덤성의 한계인듯 하다. 

 

규칙에 대하여: 룰은 복잡하지는 않다. 다만, 룰북을 술술 읽어 버리면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중에 꼭 필요한 요소에 대해 언급해 본다면, 첫째, 개인 액션 칩의 회수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겠다. 개인 액션칩은 매 라운드마다 정상 플레이어들만 비밀리에 선택하여 공개하게 되는데, 2~6의 액션 값이 있는 액션칩이 있다. 2의 값인 액션칩을 사용했을 때, 이전에 사용한 액션칩 모두를 라운드 종료시 회수하게 되어 있다. 두 번째, 액션 큐브 회수 조건이다. 액션 큐브는 플레이어당 5개씩 가지고 시작하게 되는데, 2의 값을 가진 액션 칩을 사용한 플레이어 만이 사용한 액션 큐브를 모두 회수 할 수 있다. 다만, 2의 액션 칩을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큐브가 남아 있는 플레이어는 액션 큐브를 회수할 수 없다. 2의 액션 칩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액션 큐브를 다 사용한 플레이어는 라운드 종료 시 사용한 5개의 액션 큐브를 회수 할 수 있다. 

 

내가 번역하면서도 내 머리에 이 규칙이 잘 남아 있지 않았던지, 막상 플레이할 때 나 조차도 아들의 액션칩과 액션 큐브 회수에 대한 질문에 당황하며 룰북을 한 참이나 뒤져 찾아 냈다. 휴~~~~~~~~~~~

 

이번테 카드에 대해: 이벤트 카드를 플레이하게 되는 플레이어는 해당 아이콘에 대한 내용을 해결하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벤트 카드 상단에 있는 빨간 원 안에 그려진 악령가지의 효과이다. 이 아이콘이 있는 이벤트 카드는 하단 우측의 효과도 적용해야 되지만, 창문이 있는 곳에서 이 이벤트 카드를 해결하는 플레이어는 악령가지 토큰을 하나 배치를 해야 한다. 이걸 깜빡한 아들이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그렇게 했으리라 믿었던 내 탓이기도 하고, 설명 부재였던것도 있고), 이게 중요한 것이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정상 플레이어들의 이동이 너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이 악령가지와 홀리 플레이어들 만이 정상 플레이어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요소인데, 홀린 플레이어가 되는건 랜덤이니 알 수 없지만, 악령가지를 놓지 않게 된다면, 너무너무 자유스럽게 여기저기 다닐 수 있게 되어 버려 게임이 심심해진다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에러플을 하는 바람에 게임은 싱겁게 끝나긴 했지만, 위에 언급한 것들만 잘 지키면 게임은 아주 깔끔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블데드 OST를 틀어 놓고 플레이하니 아주 분위기도 잡히고 에러플이 있었지만,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 라운드 시작시 누가 악령의 지배를 받는지 정하게 되는데, 이 때를 위해 전 라운드에서 어디서 멈추어 있을 지, 문을 닫을 것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자칫 동료와 같은 칸에 있다가, 다음 라운드에서 동료가 악령에 홀리게 되면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맵에 있는 특수 아이콘을 활성화 할 수가 있는데, 잡다한 기능들 없이 플레이에 꼭 필요한 특수 기능만 모아 놓은 느낌이라, 선택지는 늘 분명해진다. 다만, 악령으로 언제 바뀔지 모를 동료들의 도착지를 잘 고려하여 이동을 해야 한다. 

 

게임은 아들이 필요한 재료를 모아 네크로노미콘 페이지를 태우는 바람에 승리하게 됐지만, 제단이 요구하는 조건이 다소 쉽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룰북에도 제시되어 있지만, 쉽다면 조금 어려운 조건을 만들어 주는 규칙이 있으니 한 두번 플레이해보고 적용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총평: 게임은 깔끔하다. 애매한 부분은 첫 테플 상에서는 찾지 못했다. 자연스러운 게임 흐름이 아주 맘에 들었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동료들을 늘 경계하면서 플레이하는 점도 게임에 대해 몰입감을 주어 재미있는 요소가 되리라 생각한다. 게임을 시작하고 아들이 뭘 해야 할지를 몰라 하길래, 룰북 첫 페이지에 있는 게임 소개에 우리가 뭘 해야 되는지 잘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읽어 보라 했다. 그 이후 아들은 별 질문 없이 알아서 자기가 해야할 일들을 해나갔다. 이런 점이 아마도 테마게임의 장점이지 않나? 생각한다. 시나리오만 제대로 이해해도 내가 뭘 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해나야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어서 좀더 목적의식이 분명해 지는 장점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맵 구성이 다소 아쉽다. 랜덤성을 위한 맵 타일 수가 몇장 되지 않기 때문에, 특수 기능들이 한쪽에 몰려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이 점은 배치시에 그 기능에 따라 임의적으로 배치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플이라 게임성에 대한 깊이에 대해 아직 논하기는 어렵지만, 내 편이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하는(본의 아니게) 이런 점이 상당히 재미 있다. 내가 변할지, 동료가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테마랑 아주 잘 어울리는 게임성이 아주 맘에 든다. 그에 따른 규칙들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어서 룰 익히는 것도 쉽다. 게임 구성물에는 언어적 요소가 없어서 이것또한 장점이지만, 그에 동반되는 단점으로는 아이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룰북을 자주 봐야하는 단점도 자연스레 생기지만, 다 익힌다면 뭐 해소될 문제이기도 하다(많이 해야겠지? ^^). 이번 주에 다시 아들과 제대로 플레이를 해봐야겠다. 구성물에 따른 준비, 플레이 시간도 길지 않아서 가볍게 꺼내어 플레이 하기도 좋을 것 같다. 다음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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