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물리학 -김 선 웅-
5도의 비밀과 17야드의 비밀
드라이버로 골프 볼을 임팩트한 후 볼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가 초록빛 초원을 가로지르며 까마득하게 멀리 날아가 떨어질 때면 끝없는 연구와 논문 집필로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아간다. 수많은 골퍼가 이 맛에 골프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비거리가 별로 안 나오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쌓인다. 어떻게 하면 볼을 더 멀리 보낼 수 있을까? 물론 볼은 인사이드-아웃으로 임팩트해도 아웃사이드-인사이드로 임팩트할 때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미사일 추적의 레이더의 원리를 이용한 골프 레이더의 출현으로 임팩트 순간에서부터 볼이 지면에 떨어지기까지 약 20개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레이더를 이용하여 얻은 자료를 분석하는 중에 과학자들은 유체역학과 관련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골프볼 임팩트의 모든 설정은 드라이버 헤드의 밑면이 지면과 평행한 스윙을 전제로 하여 계산되었고, 이에 근거하여 클럽 제작 및 피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론에 의하면 보통의 아마추어는 헤드의 로프트 각이 12∼14도에 백스핀이 약 3,000 rpm인 경우 비거리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많은 경우 골프클럽 제조업체들은 실제로는 로프트 각을 12∼14도로 만들면서도 골퍼들의 자존심을 의식하여 광고에는 9∼11도로 실제와는 다르게 선전하고 있다.
그러면 위의 레이더 실험 자료를 보자. 헤드 속도가 75마일일 때 +5도의 어택 각은 –5도보다 비거리가 22야드 증가하고, 헤드 속도 120마일의 경우에도 볼은 35야드나 더 멀리 날아간다. 또한, 헤드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5도의 어택각일 때 백스핀 값은 더욱 작아짐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이론은 많은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골프클럽 제조업체들의 고민도 이제 막 시작되었다. 경험을 위주로 한 제조시스템이 과학적인 골프 레이더의 출현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는지? 그러면 어택 각이란 무엇인가? 이 개념이 골프계에 도입된 것은 불과 2∼3년 전으로, 시판되는 골프볼 궤적 프로그램에 이 개념이 포함되면서부터이다. 지금까지의 볼 임팩트와 관련된 모든 설정은 헤드의 밑면이 지면과 평행하게 스윙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되었는데 비해, 실제로 비거리를 증가시키려면 헤드 밑면의 앞부분이 지면과 5도 위로 스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5도의 어택 각만이 비거리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고 로프트 각이 작아야 백스핀 값이 작아진다.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많은 실험 자료를 찾아보아도 클럽 제조업체들의 반증자료는 찾을 수가 없다. 한편, 골프 레이더는 볼이 지면에 떨어질 때의 착지각도 알아낼 수가 있다. 볼이 몇 도로 지면에 떨어질 때 가장 많이 굴러갈까? 물론 착지각이 작을수록 볼이 많이 구르겠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수는 없다. 즉 볼의 비거리는 같더라도 볼의 착지각이 42도보다 작으면 42도보다 클 때에 비해 볼이 구르는 거리는 증가한다. 2006년 12월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드라이버를 로봇에 장착하고 같은 볼을 사용하여 런치각 11.7도, 헤드 속도 105마일로 80회에 걸쳐 실험을 시행하고 나서 그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때 볼의 비거리가 253야드에 볼의 착지각이 42도보다 클 경우는 볼이 18야드 정도 굴러서 드라이브 거리는 271야드인데 비해, 착지각이 42도보다 작은 경우는 드라이브 거리가 288야드로 무려 17야드나 더 굴러 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드라이버로 골프 볼을 도대체 얼마나 더 멀리 보낼 것인가. 그 드라이브 거리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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